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치료제: 양날의 검에 손을 베이지 않으려면?

최근 들어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DTx)에 대한 학계와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하 FDA)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는 의료기기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Medical Device, 이하 SaMD)로 분류되며, 하드웨어 의료기기나 약물이 중심이 아니라 고품질의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질환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등의 의료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라고 정의된다 1).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가지고 개별적인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면서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 질환과 ADHD, 불면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들의 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아마존, 구글, 애플 같은 하이테크 기업과 글로벌 제약회사들과 보험회사들도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다. 마약 중독치료 모바일 앱 ‘리셋(reset)’으로 미국에서 첫 FDA 인증을 받은 페어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를 필두로 해서 다양한 질환에 대한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미국의 디지털 치료제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 7년 동안 연평균 40%씩 성장해 10억 달러 이상을 달성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이다 2).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개발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고 관심 또한 빠르게 커져가고 있다. 아직까진 국내 식약처로부터 치료적인 성격으로 허가를 받은 기업은 없으나, 국내 디지털 치료제로서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거나, 처방전이 없더라도 건강관리용 혹은 질병의 예방 및 관리용 성격의 헬스케어 서비스로 진출해 시장에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상태이다. 예를 들면, 뉴냅스는 뇌손상 후유장애 치료기술을 토대로, VR 기반 뇌손상 시야장애 치료제 ‘뉴냅 비전’을 개발 했고 이에 대한 확증적 임상실험 허가를 받았다. 또 룩시드랩스(Looxid Labs)의 경우 하드웨어를 통해 뇌파와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해 심리를 읽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매출비중의 80%가 미국, 유럽, 일본에서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가 많고 향후 ‘디지털 치료제’ 업체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그러면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치료제가 가지는 특장점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크게 환자, 기업, 그리고 의료진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환자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의 치료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학적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에 FDA가 발표한 COVID 19 특례 조치이다. FDA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에 대한 규제정보, 지침 및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2020년 4월 COVID-19 관련 지침을 발행하였는데 그 특례 조치의 내용 중에는 불안, 우울증, 강박장애, 자폐증 그리고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에 대해서 인허가를 받지 않더라도 미국에서 시판 가능하도록 하게 해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3). 이러한 지침이 만들어진 배경으로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디지털 치료제의 특장점과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와 관심을 들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의 위험도가 어차피 낮기 때문에 인허가를 받지 않은 디지털 치료제가 보급됨으로써 감당해야 하는 위험도에 비해서 코로나 사태 중에 환자들이 물리적으로 병원으로 오고 가는 과정에서 감당해야 하는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동안 승인이 미뤄져 왔던 미국의 아킬리(Akili Interactive Labs)사 의 어린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치료용 게임이 최초의 행동장애 치료제로 승인이 된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4).

둘째, 기업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치료제의 특장점은 인허가 과정과 배포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2017년 미국 FDA는 Pre-Cert 파일럿 프로그램(Digital Health Software Precertification Pilot Program)계획을 시작하여 소규모 스타트업부터 삼성전자와 Apple과 같은 글로벌기업을 해당 파일럿의 초기 참가자로 초청하였다5). 이후 2019년에는 Pilot 프로그램을 통해서 Pre-cert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발표하였다. 이러한 FDA의 실험적인 Pre-Cert 프로그램은 기존의 제품중심으로 리뷰하던 방식을 제조사 단위로 검증을 하여 SaMD 제품을 보다 쉽게 개발하고 인허가 과정을 간소화 시켜 빠르게 시장에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치료제는 데이터가 쌓이면서 시스템이 변형될 수 밖에 없는데 그 때에도 기존의 치료 목적을 유지하면 별도로 재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다.

셋째, 의료진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치료제의 특장점은 환자의 모니터링이나 복약관리 그리고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실제로 언제 얼마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병원에 내원했을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기 때문에 각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그리고 특히 기존의 치료제가 효과는 있으나 부작용이 심해서 환자들이 장기간 복용을 꺼리는 우울증과 같은 분야에서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기존 약품들과 병행 치료를 했을 때에 그 효과가 더 좋다는 연구결과들도 의료진 입장에서 적은 부담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세 가지 관점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날의 검과 같이 그에 따른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따라서 디지털 치료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 위험 요소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첫째, 미국의FDA의 Pre-cert 프로그램은 겉보기에는 심사 기준을 낮추고 심사기간을 단축시켜주어 좋아 보이지만, 시장 진출 이후에도 기업들에게 정밀한 데이터 보고의 의무를 요구하고 있다. Pre-cert를 받더라도 실세상 성과 데이터(real world performance analytics, RWPA) 기반의 FDA 요건을 유지하지 못하면 Pre-Cert를 뺏길 수 있고, 이때 받는 패널티 또한 존재한다. 시장 진출 가속화의 이면에는 출시 이후에 개발사에 대한 FDA의 모니터링과 간섭이 오히려 강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단계에서부터 광범위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그리고 보고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개발 및 배포를 하기 때문에 장점이 있는 반면에 그로 인한 위험도 존재한다2). 디지털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무한한 확장성(scalability)이다. 알약이나 주사를 수백만 명에게 한번에 배포하기는 어렵지만 앱 다운로드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렇게 확장성이 큰 만큼 만약에 부작용이 있었을 때에는 부작용의 확장성도 클 수 밖에 없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특정 질환에 초점을 맞추어 그에 맞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선정하고 그 소프트웨어의 의학적 기제(Medical Mechanism of Software, MMOS)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해당 소프트웨어 기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디지털 치료제가 기존의 디지털 헬스케어 웰빙 서비스들과 명확하게 차별화 될 수 있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셋째,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는 결국 환자들이 해당 치료제를 용량과 용법에 맞추어 잘 사용하였을 때에 나온다. 아무리 인허가를 통과하고 보험수가를 받고 의료진이 처방을 하였다고 할지라도 환자가 디지털 치료제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소기의 효과를 보기 힘들다. 특히 출시전 임상 시험이 아니라 출시한 후에 실제 세상에서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보고하여야 하는 RWPA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디지털 치료제를 최대한 자발적으로 용법과 용량에 따라서 사용하도록 사용자 경험(Digital Therapeutic User Experience, DTUX)을 높여주는 치료제를 개발하여야 한다. 약물중심의 치료제에 비해서 디지털 치료제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특히 최적의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치료제는 낮은 위험성과 적은 개발 및 사용 비용, 높은 사업성, 그리고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 가능성 때문에 급성장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기술의 의학적 기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검증, 체계적인 실세상 효과 데이터 분석 엔진의 구축, 그리고 지속적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최적의 사용자 경험 모듈이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우리나라의 국가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우리가 디지털 치료제라는 양날의 검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디지털 치료제는 국가의 위상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Developing Software Precertification program A Working Model v1.0-January 2019), https://www.fda.gov/media/119722/download.
  2. Therapeutic areas for which digital therapeutic products are available or currently being developed. Digital Therapeutics Alliance, https://dtxalliance.org/wp-content/uploads/2020/03/DTx-Disease-State-Targets_03.20.pdf
  3. Enforcement Policy for Digital Health Devices For Treating Psychiatric Disorders During the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ublic Health Emergency, APRIL 2020
  4. https://www.fda.gov/news-events/press-announcements/fda-permits-marketing-firstgame-based-digital-therapeutic-improve-attention-function-children-adhd
  5. Digital Health Software Precertification (Pre-Cert) Program. https://www.fda.gov/medical-devices/digital-health/digital-health-software-precertification-pre-cert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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